아폴론은 빛과 음악, 예언을 관장하는 신입니다.
그는 언제나 질서와 조화를 상징하는 존재로 등장하지만, 신화 속에서는 때때로 오만한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어느 날 그는 사랑의 신 에로스를 보고 비웃습니다.
“활은 나 같은 신이 다루는 것이다. 네 화살이 무슨 힘이 있겠느냐.”
그 말에 분노한 에로스는 두 개의 화살을 꺼냅니다.
하나는 황금 화살로, 사랑에 빠지게 만드는 화살입니다.
다른 하나는 납 화살로, 사랑을 혐오하게 만드는 화살입니다.
황금 화살은 아폴론의 가슴에 꽂힙니다.
그는 다프네를 보는 순간 사랑에 빠집니다.
그의 사랑은 뜨겁고 집요합니다. 그는 자신의 위대함을 설명하며 그녀를 설득하려 합니다.
그러나 납 화살을 맞은 다프네는 전혀 다른 감정에 사로잡힙니다.
그녀에게 아폴론의 사랑은 공포와 다름없습니다.
다프네는 결혼을 원하지 않았고, 숲과 자유로운 삶을 사랑하는 인물이었습니다.
그녀는 그의 말을 듣지 않고 달아나기 시작합니다.
사랑의 방향이 일치하지 않을 때 벌어지는 긴장.
이 이야기는 바로 그 어긋남에서 시작됩니다.
지쳐가는 다프네는 마지막 순간 아버지에게 외칩니다.
“아버지, 제 모습을 바꿔 주세요. 이 아름다움이 저를 이렇게 만들었어요”
그 순간 갑자기 그녀의 발이 땅에 붙고, 피부는 거칠어지며, 팔은 하늘 위로 뻗어 나뭇가지가 됩니다.
머리카락은 잎으로 변하고, 숨결은 나무의 향이 됩니다.
아폴론의 손이 닿는 순간, 이미 그녀는 인간이 아닙니다.
결국 다프네는 월계수가 되어 버립니다.
아폴론은 그녀를 잃습니다.
그러나 그는 월계수 가지를 꺾어 자신의 머리에 두릅니다.
그 순간부터 월계수는 아폴론의 상징이 됩니다.
그리고 월계수는 영광과 승리의 표지가 됩니다.
고대 그리스에서 승리자는 월계관을 썼고,
이 전통은 오늘날 올림픽 경기까지 이어집니다.
우리가 보는 승리의 월계관은 이 신화에서 시작되었습니다.

Nicolas Poussin, 《Apollo and Daphne》, c.1625
캔버스에 유채
Alte Pinakothek, Munich
17세기 프랑스 화가 푸생은 이 이야기에서 가장 극적인 변신 장면이 아니라, 모든 것이 시작되기 직전의 순간을 선택했습니다.
화면 왼쪽 나무 아래 붉은 천을 두른 남성이 아폴론입니다.
그는 편안한 자세로 앉아 있으며, 곧 자신에게 닥칠 운명을 전혀 알지 못합니다.
그의 옆에는 활과 화살이 놓여 있습니다. 그는 태양과 예술의 신이지만 동시에 궁술의 명수이기도 합니다.
그 앞에서 활을 겨누는 작은 날개 달린 인물이 에로스입니다.
이제 막 화살을 쏘았거나, 쏘려는 순간입니다.
이 황금 화살이 아폴론의 가슴에 꽂히면 그는 다프네를 사랑하게 됩니다.
오른쪽 나무 옆에 서 있는 여성이 다프네입니다.
아직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그녀는 도망치지 않고 있고, 나무로 변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러나 곧 납 화살이 그녀에게 꽂히면, 그녀는 이유 없이 아폴론을 거부하게 됩니다.
물가에 기대어 있는 인물은 강의 신 페네우스, 다프네의 아버지입니다.
지금은 장면을 지켜보고 있지만, 이후 딸의 부탁을 받아 그녀를 월계수로 변하게 할 존재입니다.
푸생은 변신의 절정 대신, 원인을 그렸습니다.
아폴론은 아직 웃고 있고, 다프네는 아직 평온합니다.
그러나 에로스는 이미 활을 당기고 있습니다.
고요하지만 되돌릴 수 없는 순간.
이 정적이 곧 비극의 시작입니다.
같은 이야기는 여러 예술가들에 의해 반복되었습니다.

Gian Lorenzo Bernini의 《Apollo and Daphne》(1622–25, Galleria Borghese, Rome)는
다프네의 손끝에서 잎이 돋아나는 극적인 변신의 찰나를 대리석으로 표현했습니다.

John William Waterhouse의 《Apollo and Daphne》(1908)는
추격의 긴장과 다프네의 공포를 보다 감정적으로 묘사했습니다.
각 예술가는 서로 다른 순간을 선택했지만,
이야기의 핵심은 변하지 않습니다.
다프네는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그녀는 월계수로 남았습니다.
우리는 여전히 월계관이라는 말을 사용합니다.
승리와 영광을 상징하는 그 관의 시작에는
한 여인의 거부가 있습니다.
월계수는 사랑의 성취가 아니라,
사랑을 거부한 선택에서 태어났습니다.